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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품은아이들의 나누는 이야기, 한다솜 선생님 편

November 30, 2016

 

세상을 품은 아이들(이하 '세품아')에 일주일에 두 번씩 오고 갔던 날들도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 같은 계절을 두 번 겪으며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어 행복한 날들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왔는데, 되돌아보면 제가 아이들에게 배운 것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검정고시 선생님으로, 다음 해에는 수능 수학 선생님으로 아이들과 마주했습니다. 가르침에 대한 열의가 가득한 선생님과 공부보다는 노는 것이 더 편한 아이들이 같은 공간에 모였으니, 서로가 얼마나 신기하고 재밌었을까요. 공부하기 싫다며 투정부리다가도 눈을 반짝이며 문제를 풀고 성취감을 알아가는 아이들을 보며 보람을 느꼈습니다. 저녁 수업을 끝내고 나면 목이 아프기도 했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마음은 언제나 가볍고 뿌듯했습니다. 오늘의 수업보다 내일의 수업이 더 유익하기를 바랐고,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그 어느 때보다도 나를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 덕분에 제가 더 성숙하게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세품아에 처음 발을 디뎠던 때, 하나의 시를 마음에 품고 왔습니다. 수업을 하고 아이들과 소통했던 2년 동안 이 시를 기억하고 한 글자 한 글자 새겼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아이들에게 읽어 주고 싶었습니다. 정현종의 '방문객'이라는 시입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 그의 과거와 / 현재와 /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정현종의 '방문객' 中


이 넓은 세상 속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것은 정말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아이들이 선생님과 제자로 만나게 된 것도, 사람의 일생끼리 만나는 참 깊은 인연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와 아이들은 각자의 일생 중 한 부분을 함께 만들어 갔습니다. 나를 믿고 다가와준 아이들의 마음에 보답하여 그들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었는데 이 마음이 충분히 전해졌을지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아이들이 지금을 돌이켜 생각해 봤을 때, 주변에서 많은 사랑을 주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이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날,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며 지금껏 받아 온 사랑을 다시 베풀 줄 아는 '세상을 품을 수 있는' 아이들이 되어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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