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성곡로 118-15 신남빌딩 3층 (오정동 140-80)

전화  032-672-4620  팩스  032-678-4620   이메일  isepuma@sepuma.or.kr

2017 세상을품은아이들 '산에오름' - 고려산 정상에서

 

 

글 | 가족생활팀 오승혁

편집| 경영지원실 김현선

 

이번 해 '세상을품은아이들(이하 세품아)'이 새롭게 도전하는 것 중 하나는 매월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가 함께 산행을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하고 있는 일을 잠시 멈추고, 조금은 새로운 주제로 서로 가까운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더불어 올 하반기에 백두대간을 종주하기 위한 훈련의 일환으로 정기적으로 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비록 아직까지 백두대간을 종주해본 경험은 없지만, 가야한다는 일념 하나로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껏 세품아가 다녀온 산은 부천에서 가까운 계양산부터, 소래산, 천마산, 마니산, 노고산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진달래축제'가 열리고 있는 고려산에도 다녀왔습니다. 세품아와는 조금 거리가  멀지만, 산에 만개한 분홍빛 진달래꽃을 볼 수 있다는 꽉 찬 기대감으로 먼 길을 마다하고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도착한 후 시계를 보니, 점심시간을 훌쩍 넘겨 배꼽시계가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배가 고팠지만, 28명 정도의 인원이 밥을 먹을 만한 장소가 마땅하지 않았고, 하산 후 점심을 먹기로 계획한지라 사과 한 조각씩만 먹고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등산이라고는 했지만, 흙길이 아닌 아스팔트길을 내내 걸어야 했습니다. ‘끝나겠지, 끝나겠지.’ 생각하면서 끝나지 않고 이어지는 아스팔트길은 도보여행을 연상케 했습니다. 더욱이 걷는 길이 인도 겸 차도였기 때문에 옆으로 지나가는 차들을 조심하느라 자유롭게 거닐 수도 없었습니다. 또한, 봄날임에도 여름과 같은 더위는 우리의 여정에 땀방울을 더했습니다. 

 

 

백련사 사찰과 경사로 계단이 등장하는 동시에 드디어 아스팔트길이 모습을 감췄습니다. 흙길이 등장해 좋아하는 것도 잠시, 경사 급한 계단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아직 더 걸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선생님, 백련사까지만 걸어요.”, “여기 왜 온 거에요.”, “너무 힘들어요.” 등 여러 투정을 쏟아내고, 선생님은 “아름다운 것을 보기 위해선 고생의 길이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다.” 라고 타이릅니다.

 

 

저 멀리에서 웃고 있는 진달래꽃 일부가 나왔습니다. '진달래축제' 포스터에서 봤던 분홍빛 산이 머릿속에 다시 그려졌습니다. 동시에 산 정상의 모습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고, 이제 거의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헌데, 이것이 무엇인지. 머릿속에 그려진 진달래 군락지의 모습은 다른 산들과 별반 다를 게 없었습니다. 진달래꽃은 아직  몸을 웅크리고 완벽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1/2

 

결국 큰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다가왔고, 지금껏 힘들게 올라왔던 길에 보상받지 못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허기짐, 메마른 아스팔트길, 수많은 차량, 높은 경사로, 더위, 기대에 못 미친 꽃 등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들은 많았는데, 정상에 도착해서도 별 것이 없었습니다. 마치 오래도록 견디고 노력한 시간의 대가가 늘 결과로 보장되진 않는 우리의 인생처럼 말이죠.  

 

그래서 과정이 중요한가 봅니다. 실패에 굴하지 않고 묵묵히 앞을 보는 삶이, 끝내 닿지 못한다 해도 꿈을 향해 내딛는 걸음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 많은 것들에도 불구하고 출발점과 다른 곳으로 우리를 이끌어, 다른 시선을 갖게 하니까요.

 

 

오늘 우리는 힘들어서 포기한 것이 아닌, 힘들어도 끝까지 가보는 법을 배웠습니다. 비록 기대한 만큼 아름다운 꽃들은 볼 수 없었지만, 꽃보다 더 귀한 것을 얻었습니다. 한 아이가 내려와 밥을 먹으며, 말합니다.

 

“저는 등산하고 밥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 

 

 

 

 

Please reload